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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0] 죽음마저도 삶의 일상성으로 그린 역설의 미학


[일상/영화 여행자] 2011/12/07 20:38 Posted by 오르™
<50/50>은 인생을 조용히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다. 우리 모두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연극무대 위의 배우와 같다. 극중 27살 애덤(조셉 고든 레빗)은 어느 날 무대 위에서 그만 퇴장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선고를 듣는다. 자신이 생존확률 50퍼센트인 희귀암에 걸렸다는 것이다.

말초신경종양(Schwannoma Neurofibrosarcoma)에 걸렸다고 의사가 말할 때, 애덤의 표정은 마른날에 청천벽력을 맞았다는 표정이다. 상상해보라. 누구든 그렇지 않겠는가. 이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는 애덤의 조깅 장면이다. 애덤은 보시다시피 운동도 열심히 하고, 술도 담배도 하지 않는다. 더구나 그는 교통사고를 피하려고 운전도 하지 않는다. 그런 그가 암에 걸렸다니 믿을 수 없다.

우리는 너무나 건강했던 사람이 사고나 병으로 인생무대에서 갑자기 사라져가는 모습을 종종 본다. 인생이라는 무대는 마지막 장이 언제인지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 유한자로서의 인간의 두려움은 여기서 생겨난다. 운명의 불확정성은 인간으로 하여금 불안과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인간은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알수 없는 미래 때문에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것이다.

<50/50>은 인생과 죽음의 순간을 관조함으로써 생과 사의 역설을 말한다. 애덤이 결국은 자신이 내일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애덤에게는 삶의 새로운 국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삶의 반대편에 죽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의 하나가 죽음이라는 것을 애덤이 서서히 자각하면서 애덤은 삶의 의미를 비로소 깨달아 가기 시작한다.


바람피우는 여친, 그를 위로하려는 동료들, 친구 카일(세스 로건)의 진정성들을 <50/50>은 애덤의 시선으로 과장되는 법 없이 진솔하게 부각시킨다. 특히 심리치료사 캐서린(안나 켄드릭)과의 로맨스는 이 영화를 로맨틱코미디로 분류해도 좋을 만큼 따뜻하게 만든다.

애덤에게 일어난 이 모든 변화는 삶의 바라보는 애덤의 태도와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고 <50/50>이 아주 철학적인 영화라는 얘기는 아니다. 이 영화에는 희귀암에 걸린 한 청년의 시선을 통해 우리들의 삶을 관조해 볼 수 있게하는 매력이 있다. 삶은 물론이고 죽음마저도 삶의 일상성으로 그려낸 것이 <50/50>의 영화적인 미덕이다.

이글을 읽는 모든 이들은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오늘을 보냈다. 이 영화를 보고나면 우리가 보낸 오늘이라는 무대가 아주 각별한 무대였음을 깨달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일은 우리가 무대에 오를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슬퍼할 따름만은 아니라는 애덤의 목소리가 들려올지도 모른다.

참, 애덤과 캐서린의 로맨스 후일담은 어떻게 되었는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50/50> 2011년 영화, 감독 조나단 레빈, 배우 조셉 고든-레빗 (아담 역), 세스 로겐 (카일 역), 안나 켄드릭 (캐서린 역),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레이철 역), 안젤리카 휴스턴 (다이앤 역), 드라마, 미국, 100분, 개봉 2011. 11. 24. 15세관람가, 영화 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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