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원은 어렸을 때부터 꿈속에서는 물론이고 낮과 밤, 집안과 바깥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귀신 때문에 많은 고생을 한 것 같다. 그래도 그 고생담을 책으로 엮어냈으니, 헛된 것만은 아니었다.
『심령 카툰』은 작가가 경험한 루시드 드림(자각몽), 예지몽, 악몽, 가위눌림, 귀접 현상, 귀신 퇴치, 에너지 뱀파이어, 유체이탈, 빙의, 기면증, 아스트랄계의 엘리멘탈 존재들, 초상 현상, 영청 현상 등 거의 모든 신비한 심령체험을 다루고 있다.
연재되는 동안 비슷한 경험을 한 독자들은 댓글이나 작가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신비 체험을 털어놓거나 작가에게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는데, 귀신 이야기는 언제나 있어 왔고 『심령 카툰』의 이야기를 믿거나 말거나는 독자 몫이다.
심령 카툰을 연재하면서 언제부턴가 "저것이 사실인가? 실화라는 게 의심스럽다"라는 말을 종종 듣기도 하고, 또한 "귀신은 과연 있느냐"" 혹은 "당신은 심리적 불안감에 헛것을 본 것이다"라고 일축해버리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물론 심령 현상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믿기가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나의 일생 동안 과장하거나 거짓을 "사실이다"라고 말하면서 살아온 적은 없습니다. 많은 님들은 나처럼 영 체험이 많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만 세상에는 얼마나 '나 같은 사람'이 많은지 그들은 모릅니다.
- 오차원, 『심령 카툰』(펜타그램, 2010) p74.
물론 심령 현상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믿기가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나의 일생 동안 과장하거나 거짓을 "사실이다"라고 말하면서 살아온 적은 없습니다. 많은 님들은 나처럼 영 체험이 많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만 세상에는 얼마나 '나 같은 사람'이 많은지 그들은 모릅니다.
- 오차원, 『심령 카툰』(펜타그램, 2010) p74.
작가 오차원에 대한 정보는 책에 별로 소개되어 있지 않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한다는 것과, 심령체험으로 악화된 몸과 정신의 건강을 회복하고자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작은 소도시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가족외에는 다른 이를 만나지 않는 은둔생활을 수년째 지속하고 있다 것 정도가 표지에 소개되어 있다.
작가 오차원은 여성분인데, 이름은 아마도 필명인 것으로 보인다. 『심령 카툰』은 작가가 경험했다는 심령 체험의 세계와 영적 존재들을 작가 특유의 그림으로 간접 체험하게 해 준다. 온갖 종류의 귀신들의 형상을 그려내는 일이 수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귀신 이야기인데도 별로 무섭지 않고 재미 있다. 한 여름에 무더위를 이 책으로 식힌다면 저자가 욕할지도 모르겠다. 자신에게는 고통스러웠던 귀신 체험담을 힘들게 했는데, 그것으로 기껏 열대야를 식히겠다니 작가로서는 억울할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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