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툴바


문법 없이 떠난 아주 특별한 영어여행


[독후 칼럼 혹은 서평/블라블라 북] 2010/07/26 22:03 Posted by 오르™
대한민국 사람치고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한번쯤 받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고, 아마 대부분은 난공불락의 괴물로 남아 있을 것이다. 학창시설 영어공부에 쏟아부은 그 숱한 불면의 밤들을 생각하면 치가 떨리고,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여전히 영어는 단순한 외국어를 넘어선 '괴물'로 우리 속에서 끈떡지게 괴롭히고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오죽했으면 사전을 매일 뜯어 먹고 살았다는 전설같은 괴물 이야기도 전해져 올까. 그만큼 영어에 대한 공략법은 없었던 셈이다. 언제가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라는 책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었고 애리어드니도 질세라 주구장창 귀에 이어폰을 꽂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아이가 처음 모국어를 배우듯이 무조건 듣다보면 귀가 뚤린다는 그 방법은 결론적으로 사전을 매일 뜯어 먹는 것만큼이나 무모한 짓이라는 것이 판명되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방법이 잘 못된 것이 아니라 끈기가 없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인들에게 분명한 괴물인 영어도 하나의 언어이므로 매일같이 말하고 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단순한 상식을 외면하고 있었던 것이 영어를 하지 못하는 결정적 원인이었음을 자각한다.

『문법 없이 떠난 아주 특별한 영어여행』의 저자 이병훈은 색다른 영어 접근법을 제시한다. 그의 주장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문법을 잠시 잊으면 영어가 술술 나온다는 것이다. 이 책은 가상의 인물 고등학교 1학년 승민이가 어떻게 영어여행을 떠나는지 소설식으로 풀어쓰고 있다.

저자 또한 먼저 듣기부터 시작하라고 권하고 미드나 CNN, 영어 만화 읽기 등 다채로운 영어 학습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가상인물 승민이처럼 스스로 계획을 짜서 미국 여행까지 한번 다녀 올 것을 권한다.

어쩌면 책이나 방송을 통해서 보는 미국 문화는 죽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살아있는 문화를 느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 나라에 직접 가서 부딪혀 보는 것이 최상의 공부 방법일 것이다. 

결국 영어를 잘하려면 우리가 한국어에 노출되어 있는 만큼 영어에 노출되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이 책을 통해서 영어에 어떻게 접근하고 영어에 어떻게 노출될 것인가를 고민해보는 것도 영어 공부를 하는 것만큼이나 의미가 있을 것이다.

『문법 없이 떠난 아주 특별한 영어여행』이 새로운 영어 공부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영어공부를 어떻게 할까 조금이라도 고민해 본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들어 봤을 법한 방법론들이다. 이 책을 읽고 영어공부를 계속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면 성공이다. 그것이 영어공부 방법론에 대한 책을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 이병훈, 『문법 없이 떠난 아주 특별한 영어여행』(라이온북스, 2010)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