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부터 컬럼비아경영대학원에서 증권분석이라는 강의를 해오고 있는 마이클 모바신의 <미래의 투자>는 몇되지 않는 훌륭한 투자참고 서적으로서 손색이 없는 것 같습니다. <미래의 투자>는 단순한 투자론을 넘어 수학, 물리, 생물, 심리학 등 많은 학문분야를 소개하고, 이러한 개별 학문의 최고 연구결과를 투자자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하여 많은 힌트를 주고 있습니다.
마이클 보바신은 컬럼비아경영대학원에서 투자론을 강의하는 것 외에도, 대형 자산운용사인 레그메이슨 캐피털매니지먼트의 수석 투자전략가로 일하고 있고, 이며,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에 ‘올스타 애널리스트’에 선정되기도 한, 꽤 유명한 애널리스트입니다.
<미래의 투자>는 1부 투자철학, 2부 투자심리학, 3부 혁신과 경쟁전략, 4부 과학과 투자, 그리고 복잡계이론 등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이 세상에 존재할 수도 없는)투자비법이나 실전투자법 같은 단편적인 기술을 말하는 대신, 투자의 세계에서 가져할 할 장기적인 통찰과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 30개의 소제목을 단 <미래의 투자>는 투자자들이 투자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개별 학문의 최고 연구결과들을 하나로 꿰어내고 있습니다. 개미와 꿀벌, 송사리, 곰팡이들의 연구사례까지 동원하여 주식시장에 대한 새로운 접근들을 시도하고 있는 점은 참으로 신선했습니다.
마이클 모바신은 확률이 지배하는 주식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결과보다는 의사결정 과정에 초점을 맞춘 장기적인 전망의 중요성에 대하여 누차 강조합니다. 그리고 확률적 접근법을 어떻게 자기 것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찰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사려깊은 투자과정은 확률과 그 결과값을 동시에 살펴보는 것이고, 가격으로 표현되는 시장의 합의 중 어느 부분이 잘못된 것인지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이다. 바람직한 투자결정 과정은 현재 가격과 기대값을 신중하게 비교해 보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양질의 피드백(feedback)과 끊임없는 공부를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마이클 모바신의 주장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성공적인 투자는 기대값1의 개념에 입각해 투자기법을 개발하는 것이고, 그 기법은 투자적중률, 빈도(frequency)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맞혔을 때 그 크기(magnitude)에 집중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즉 홈런을 치기 위하여 수 많은 스트럭 아웃을 당한 홈런 왕 베이브 루스 효과(the Babe Ruth effect)를 비유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전통 금융이론은 가격변화가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하나, 주식가격은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합니다. 즉 주식가격변화는 상당히 높은 첨도를 보여주며 정규분포보다 평균이 높고, 꼬리 부분도 뚱뚱하다. 가격분포의 바깥, 이 꼬리 부분의 수익률이 주식시장의 특별한 성격을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주가지수가 극단적으로 변한 날이 전체의 수익률을 결정하는데 정규분포 상황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투자자가 이 같은 극단적 가격변동일을 조직적으로 예측하지 못한다면 투자 타이밍을 찾는 일은 헛수고가 될 것은 자명합니다.
이 <뚱뚱한 꼬리(Fat tail)>는 상당히 중요한데, 1987년의 블랙 먼데이 사건이나, 최근의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건 등이 아마도 이 뚱뚱한 꼬리에서 발생한 대형사고에 해당할 것입니다. 주가의 폭등이나 폭락은 아주 짧은 기간 동안 강하게 일어난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적으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 기간을 잡아낼 수 있다면, 위대한 투자가가 될 수 있겠지요.
학문적이라 딱딱할 것 같은 <미래의 투자>에는 재미있는 이론들이 꽤 나옵니다. 1973년 포커 월드시리즈 우승자였던 도박계의 신화 퍼기 피어슨(Puggy Pearson)의 이야기라든지, 우리가 결정을 내릴 때는 다른 사람들의 결정을 참고하여 내린다는 사회적 정당성(social validation), 어떤 결정 이후에 우리는 그 결정을 지지하는 데이터에 대해서는 관대한 반면, 반대되는 자료들에 대해서는 거부반응을 보이거나, 부인하는 경향이 있다는 확신의 함정(confirmation trap)같은 심리학적인 개념들은 투자자가 아니라도 흥미를 가질 만한 주제들입니다.
예를 들어 편향(biases)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면 공감하는 바가 많을 것입니다. "인간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때, 객관적인 자료가 주어진다면 그에 맞는 행동을 하면 된다. 그러나 실제 인간의 의사결정은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객관적 자료를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믿고 싶은 데이터는 부각시키고, 자신에게 불리한 데이터는 무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겉으로는 합리적 의사결정 같지만, 실질적으로는 심리적, 정서적 영향을 받아 한 쪽으로 치우치는 행동을 하는 것을 편항이라고 한다." 혹시 이런 경험을 하신 적은 없는지요?
마이클 모바신은 뚱뚱한 꼬리의 발생 요인에 대하여 의미심장한 추론을 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투자자들이 개인적으로 비합리적이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합리적일 수 있는데, 그 조건은 투자자의 다양성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하는 것이며, 그 다양성은 개인 투자자들의 실수를 서로 상쇄시키고, 시장아 적절한 가격에 도달함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만약, 그러한 다양성이 없어진다면, 시장은 취약해질 것이고, 비효율적으로 왜곡될 수 있으며, 다양성의 붕괴는 버블 형성과 버블 붕괴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개인이 비합리적이냐가 아니라, 투자자 개인이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비합리적인지를 따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집단의 행동 역학을 평가는 것이 시장수익률 이상의 성적을 올리는 데 더 핵심적이라는 것입니다.
시장의 참여자들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생각할 때, 뚱뚱한 꼬리가 발생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아마도 연속 상한가 랠리를 달리는 종목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아마도 같은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미래의 투자>는 손에 잡히는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투자자들이 어떻게 시장을 바라보고 참여하여야 하는지에 대하여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자 뿐만 아니라, 인간 심리와 군중에 대하여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도 일독을 권해 드립니다.
『미래의 투자(MORE THAN YOU KNOW)』마이클 모바신 저 / 정명수 역 ㅣ 위즈덤하우스 ㅣ 2007년 05월 10일 | 428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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