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영원한 고전 『장자』 '덕충부(德充符)' 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덕충부란, 덕이 사람의 마음 속에 충만하게 되면 그 증험이 밖으로 자연히 나타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어렸을 적, 굽은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동네 어른들의 말을 듣고 자랐다. 이처럼 우리들의 마음 깊은 곳에는 알게 모르게 이 위대한 명저의 숨결이 조용하게 살아 숨쉬고 있다.
'장자'(본명은 장주 莊周)는 전국시대 몽(蒙 : 지금의 허난성 북쪽)이라는 지역에서 기원전 370년경 태어나 옻나무 밭을 관리하는 하급관리를 그만 둔 이후 평생 벼슬 없이 가난하게 살면서 10여만 자(字)에 이르는 저서를 남겼다.
『장자』는 원래 52편이었다고 하는데, 지금 전하는 것은 진대(晉代) 곽상이 정리해 엮은 33편 뿐이다. 곽상의 『장자』는 내편(內篇) 7편과 외편(外篇) 15편, 잡편(雜篇) 11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자들은 외편과 잡편은 노자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여 장자의 사상을 그의 제자들이 다시 부연한 내용으로 본다.
국내에서는 김학주가 1983년 『장자』 완역본을 처음으로 출간했고, 이번에 새로이 한글 세대를 위한 『장자』(김학주 옮김, 연암서가, 2010)를 출간했다. 역문과 원문, 그리고 해설로 구성된 이 책은 원문을 아울러 읽는 이들을 위해서도 간결한 주해(註解)를 달았다.
『장자』에는 도가사상의 핵심인 욕심을 내지 않고, 어떤 일을 이루려 하지 않는 무위(無爲)와 자기에게 주어진 대로 자연스럽게 행동하여야 한다는 자연(自然)의 깨달음을 전해주는 시적인 우화들이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옛날에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었다. 그는 나비가 되어 펄펄 날아다녔다. 자기 자신은 유쾌하게 느꼈지만 자기가 장자임을 알지 못하였다.
갑자기 꿈을 깨니 엄연히 자신은 장자였다. 그러니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었던 것인지 나비가 꿈에 장자가 되어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장자와 나비에는 반드시 분별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것을 '만물의 조화'라 부른다.
- 『장자』(김학주 옮김, 연암서가, 2010) pp98-99
갑자기 꿈을 깨니 엄연히 자신은 장자였다. 그러니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었던 것인지 나비가 꿈에 장자가 되어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장자와 나비에는 반드시 분별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것을 '만물의 조화'라 부른다.
- 『장자』(김학주 옮김, 연암서가, 2010) pp98-99
이 대목은 장자의 '나비 꿈'으로 유명한 우화이다. 이 글을 읽고 있으면 신비하기가 이를 데 없다. 현실이 꿈인지, 꿈이 현실인지, 만약 우리가 상대적인 인식을 초월할 수 있다면 어떤 차별이 있을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이처럼 장자는 수 많은 비유들을 통해서 사람들이 참된 자유를 찾아가기를 희망한다.
장자가 추구한 '완전한 자유의 경지'를 그와 함께 한바탕 꿈꾸어 보는 것도 이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 이 책 또한 욕심내지 않고 머리맡에 두고 시를 읽듯 차근차근 읽으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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