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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로 본 인터넷 중독 문제와 독서의 필요성


[일상/독서와 글쓰기 전략] 2010/05/02 23:04 Posted by 오르™
인터넷 중독 부부, ‘캐릭터 딸’ 키우느라 생후 3개월 된 ‘친딸’ 굶겨 죽여

이 글의 제목으로 삼은 인터넷 게임 중독 부부가 벌인 금수와 같은 행각은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던져 주었다.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우리사회에서 벌어진 것이다.

20인치 컴퓨터 속의 가상공간이 일으킨 이 비극적 결말을 전한 기사는 “현실도피성의 인터넷 중독은 이번 사건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양산한다. 이에 정부와 게임 업계, 이용자들의 자정 노력이 시급하다.”[각주:1]고 끝을 맺었다. 그러나 인터넷게임의 강력한 중독성을 감안할 때, ‘자정 노력’만으로 과연 인터넷 중독 예방과 치유가 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인터넷 중독은 인터넷에 병적으로 집착하여 학업과 가정, 그리고 직장 등 사회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키는 행동중독의 하나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인터넷 중독에 걸린 사람은 2008년 현재 8.8%에 달하고, 중독자 수는 200만 명에 육박하며, 특히 아동·청소년 중독자가 103만5000명으로 중독률은 14.3%로 전체 중독자의 50% 이상을 차지[각주:2] 한다.

카이스트는 2009. 10. 1부터 교내 네트워크를 통한 특정 인터넷 사이트 접속을 차단했다. 학생들이 인터넷 게임에 중독돼 학업을 망치는 것을 우려한 조치다. 서울대 등 다른 대학들도 교내 네트워크를 이용한 모든 P2P, 게임, 도박, 증권, 음란사이트 이용 등을 제한하고 있다.[각주:3]

미국의 대학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학습 도구로 각광을 받아온 노트북 컴퓨터가 지난 10년 사이에 인터넷게임 등에 주로 활용되면서 수업을 방해하는 골칫거리로 둔갑한 것이다.”[각주:4]

인터넷 게임은 아이들의 뇌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게임할 때 뇌는 치매상태에서의 뇌와 같은 모습을 나타낸다고 한다. 더구나 게임 뇌 상태가 되면 원래대로 뇌 상태를 회복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각주:5]

우수한 인재들이 인터넷 중독으로 학업생활 부적응자로 전락하고 있다니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다. 게다가 인터넷 중독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손실도 GDP의 1%인 7~10조원에 이른다[각주:6]고 하니 우리사회가 치러야할 사회경제적 비용이 실로 엄청나다.

이렇듯 인터넷 중독은 주의력 결핍이나 현실감각을 상실케 하여 혈육을 몽둥이로 때리는 등의 폭력적인 상태에 사람들을 빠지게 한다. 이쯤 되면 인터넷 중독은 삶을 빼앗는 ‘전자마약’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렇다면 인터넷 중독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터넷 중독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터넷 사용시간을 줄이려는 지혜가 필요하다.

운동이나 다른 예술 활동을 장려하는 것도 좋다. 인터넷 환경에서 자란 ‘넷세대’ 예찬론자 돈 탭스콧이 강조하는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쪽으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각주:7]

그러나 나는 인터넷 중독 못지않은, 아름다운 중독성을 가지고 있는 ‘책읽기’가 인터넷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독서의 무한한 효용은 인터넷 중독의 예방책으로서 주목하고 남을 가치가 있다.

또 다른 중독 : 활자 중독자, 독서광의 아름다운 이름
◈ "떨어진 종이조각도 줏어 읽었다”는 안철수.[각주:8]

◈ “학창시절 수업시간에 책상을 들고 나와 책을 읽다가 선생님에게 혼났다”고 방송에서 밝혔을 정도로 책을 좋아한다는 시골의사 박경철.[각주:9]

◈ 평범한 전업주부였다가 2007년 장편 <달을 먹다>로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으며 늦깎이 소설가가 된 김진규(40)씨.[각주:10]

최근 기사를 중심으로 본 위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 활자 중독자라는 것이다. 모두 책에서 자신의 길을 찾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존경받는 리더로, 의사이자 저술가로, 소설가로 그 분야는 다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열매를 일궈낸 사람들이다. 활자 중독의 결과가 만들어 낸 인재들인 셈이다.

생각하는 수고를 줄여주는 미디어들이 활개 치는 현실에서 생각은 단순해지고 성격은 급해진다. 진지하게 사고하는 힘이 없어지면서 시간을 갖고 느긋하게 해야 하는 글쓰기나 책읽기 같은 작업은 엄두를 못 낸다. 그럼에도 어떠한 계기로 책 읽는 즐거움에 빠져들기만 하면, 독서는 우리들의 영혼을 해독(解毒)시켜주고 정화(淨化)시켜 준다. 그러니 다른 영상매체들에 노출되기 전에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환경에서 영상보다는 활자에 노출되는 기회가 많아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도서관들이 주변에서 늘어나는 것은 다행이다. 요즈음은 버스 한 정거장 이내의 거리에 몇 개의 도서관이 있기도 하다. 책 읽기는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작업이지만, 아동의 경우, 책을 읽어주면서 형성되는 부모와 아이 사이의 긍정적인 유대 관계는 성장발달에 좋은 밑거름이 된다. 주말에 산책삼아 가족끼리 도서관을 찾다보면, 든든한 삶의 네비게이션이 절로 내 것이 된다.

얼마 전에는 서울을 중심으로 인문학 열풍이 불기도 했다. 가벼운 책읽기가 난무하고 경제적으로 풍요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착각할 수 있는 현실 속에서 사람살이도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 그래서 사람이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인문학이 반대급부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변창구 교수는 “대중을 향한 인문학적 소통은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찾는 돌파구가 될 것”[각주:11]이라고 하였다.

이 말은 국가적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지만, 개인 역시 마찬가지다. 책은 미래의 나침반 역할을, 친절한 네비게이션 역할을 할 것이다. 낯선 곳을 운전할 때 네비게이션은 얼마나 편리하고 고마운 친구이던가. 우리가 처음 가는 미래를 밝혀줄 책이라는 친구를 미리부터 알아보고 가까이하는 지혜로운 사람들이 많아질 때, 우리 사회도 더불어 바르게 성장해나갈 것이다.


  1. 「게임 중독으로 딸 굶겨 죽인 매정한 부부 ‘충격’」(일요신문, 201. 3. 9. 인터넷판) [본문으로]
  2. 『2008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한국 정보문화원, 조사보고08-036) p. 17. 표2-1, 연도별 인터넷 중독률 및 중독자 수 참고. [본문으로]
  3. 「인터넷 늪에 빠진 캠퍼스」(국민일보, 2009. 10. 15) [본문으로]
  4. 「美 대학 강의실에서 쫒겨 나는 노트북 컴퓨터」(조선일보, 2010. 3. 9. 인터넷판) [본문으로]
  5. KBS 읽기혁명 제작팀, 『뇌가 좋은 아이』(마더북스, 2010) [본문으로]
  6. 고영삼,「인터넷 중독 청소년 실태 및 정부의 지원 정책」(제5회 성남시 청소년포럼(2009. 11. 17) 발표 자료) p. 19. ‘인터넷 중독의 사회적 비용’ 항목 참고 [본문으로]
  7. 돈 탭스콧 지음, 이진원 옮김, 『디지털 네이티브』(비지니스북스, 2009) p.378-382. 참고 [본문으로]
  8. 「‘활자중독자’ 안철수, “떨어진 종이조각도 주워 읽었다”」(TV REPORT, 2009. 6. 18. 인터넷판) [본문으로]
  9. 「무픞팍 출연 명사 박경철과 안철수의 ‘우정’」(서울신문, 2009. 10. 22. 인터넷판) [본문으로]
  10. 「전업주부 소설가의 ‘독서편력’」(경향신문, 2009. 12. 12. 인터넷판) [본문으로]
  11. 「서울대, 위기의 인문학 살리기 … 학생, 지도층, 시민에 3부작 특강」(중앙일보 2010. 3. 9. 인터넷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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