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세가지 필수조건, 즉 첫째는 아빠의 경제력, 둘째는 엄마의 정보력, 세째는 아이의 실력이라는 우스개2를 소개한 이원희는 훌륭한 교과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아이들을 사교육 시장에 내모는 부모들을 질타한다.
그러면서 이원희는 전국 수석들의 공부방법을 소개하며, "교과서 위주로, 학교수업에 충실했다."라는 매년 똑같은 전국수석의 말은 결코 거짓말이 아니라고 강변한다. 그들은 에빙하우스의 망각 법칙대로 무엇보다 예습 복습을 통해 학교 수업에 충실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에빙하우스의 망각 법칙'은 독일 심리학자인 헤르만 에빙하우스가 16년에 걸친 실험을 통해 발견해낸 법칙으로, 인간은 기억한 것의 절반 가량을 1시간 내에 잊어버리고, 하루가 지나면 70%, 그리고 한 달이면 80%를 잊어버린다는 것3이다.
저자 이원희는 특히 현 정부 출범 이후 대학 정보가 공개되고, 대입 업무가 대학교육협의회로 이관되며, 입학사정관 제도가 확대되는 등 대입제도의 변화가 예고된 만큼 사실상 첫 시험대가 되는 올해(2010)는 대입 자율화와 공교육이 바로설 수 있는 호기4라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 학생들이 '그렇게 좋은 교과서와 공교육'을 저버리고 사교육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사교육 시장으로 달려가는 애들이 나쁘고 학부모만이 나쁘다는 투다. 그리고 교과서만 너덜거릴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라는 투다.
저자의 말마따나 교과서가 그렇게 훌륭한 교재이고 사교육이 절대로 공교육을 이길 수 없는데도, 학생들은 왜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렸을까.
그 동안은 대학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서 공교육이 바로설 수 없었을까. 대입 업무의 주무부처를 바꾼다고 해서 공교육이 제대로 될까.
해마다 입제도의 변화가 예고되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 언제까지 학생들을 마루타로 삼을지 걱정이다.
그 동안은 대학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서 공교육이 바로설 수 없었을까. 대입 업무의 주무부처를 바꾼다고 해서 공교육이 제대로 될까.
해마다 입제도의 변화가 예고되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 언제까지 학생들을 마루타로 삼을지 걱정이다.
우리나라 교육현실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교육계에서는 그 어떤 분야보다도 먼저 자기 반성을 치열하게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한다. 학생들이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저자의 눈에는 교과서도 훌륭하게 집필되어 있고, 공교육이 답인데도 사교육 시장으로 향하는 학생들이 바보처럼 보이는 모양이다. 그 잘못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더구나 우리 아이들이 공교육 만으로도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분야의 공부를 대학에서 할 수 있는 세상이 어떻게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저자는 생략한다. 애써 찾자면 다음과 같은 우화, 즉 '우공'이 되라는 얘기다. 여전히 학생들만 잘하면 된다는 식이다.
도끼를 갈아 바늘로 만든다는 마부작침(磨斧作針), <장자>의 '양생주'에 나오는 '포정의 칼', <열자 탕문편>에 나오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우화와 진정한 전문가로 성공하는 필요하다는 안데르스 에릭손의 '1만 시간의 법칙', 그리고 정성을 쏟으면 조각상 마저 여인으로 변한다는 그리스 신화의 '피그말리온 효과' 등을 지루하게 설명한 저자는 학생들에게 도끼를 갈아서 바늘로 만드는 인내심을 바라는 것일까.
전국 수석, 서울대 수석, 하버드 입학생 들의 넘쳐나는 이야기와 유명인사들의 추천사들로 도배된 이런 책을 왜 나는 또 읽었을까.
저자 이원희는 2007년부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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