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경쟁, 희소성, 합리성과 효율성의 원칙에 의해 움직인다고 (전통 주류경제학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프랑스 파리8대학 교수 베르나르 마리스는 주류경제학자들이 신봉하는 핵심 원칙들은 모용지물에 불과하다고 짤라 말한다.
베르나르 마리스는 『무용지물 경제학』에서 정통경제학의 신화들을 거침없이 깨트린다. 세계를 지배하는 경제학이 사실은 현실을 이해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환상과 허구의 이데올르기에 불과한 무용지물이라고 주장한다.
예컨대 완전경쟁과 시장의 효율성은 현실세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으며, 그들의 주장은 복잡한 수치와 전문용어로 포장된 위장된 과학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정통경제학을 신랄하게 비판한 저자는 경제현상들을 인류학, 사회학, 정치학, 심리학 등 다양한 각도로 접근해서 경제학을 풀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경제학이 상정하는 이기적이고 단순한 인간이 아니라 복합적인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을 바라다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 불리는 경쟁에 의하여 시장이 자율 조정되기보다는 무상성과 이타성에 기반한 지식과 기술로 더 효율적인 균형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무용지물 경제학』은 읽기가 산만한 감이 있다. 각장마다 소개하고 있는 '원서 읽기' 코너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정통경제학이 뭔지, 대안 경제학이 뭔지 헷갈리기도 한다. 학문으로서 경제학을 정립한다는 것은 역시 지난한 일이다.
이 책은 주류 경제학을 비판하는 서적답게, 외국어 표기도 이채로왔다. 일테면, 넌쎈스, 씨스템, 나뽈레옹, 쏘프트웨어, 쎅스, 빠블로프의 개, 베스트쎌러, 엘리뜨, 써비스, 까이싸르(Caesar) 등이다.
이 책의 역자인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조홍식은 "외국어는 최대한 현지 발음에 가깝게 적되 우리말로 굳어진 경우는 관용을 존중했다."고 말했지만 난센스가 너무 과하다는 느낌이다. 다시 그가 번역한 책을 집어 들기는 어려울 것 같다.
* 베르나르 마리스,『무용지물 경제학』(조홍식 옮김, 창작과 비평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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