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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형제] 영화 의형제와 배우 송강호에 대하여


[영화 여행자/오르 영화 리뷰] 2010/02/15 03:37 Posted by 오르™
설이라고 해봤자, 영화 보는 거 외에 뭐 특별할 것은 없었다. 장훈 감독의 데뷔작 <영화는 영화다>를 재미 있게 봤던 터라 <의형제>를 봤다. 이 영화에 대한 인터넷 포탈의 평점은 9점대를 훌쩍 넘기고 있다.

송강호와 강동원을 투톱으로 앞세운 <의형제>는 설정이 매우 이채롭다. 국정원 요원 송강호와 남파 공작원 강동원이 맞붙은 작전에서 둘은 공교롭게도 국가로부터 따를 당한다. 두 사람의 어리버리함으로 한 사람은 북한에서 한 사람은 남한에서 오리알 신세가 되고 만다.

이 영화에서 조연다운 조연은 눈에 띄지 않는다. <영화는 영화다>에서 열연한 고창식 정도가 베트남 보스 역으로 약간 얼굴을 내밀 뿐, 철저하게 송강호와 강동원에 의존한 스토리를 따라간다.

국정원에서 쫒겨난 송강호와 배신자로 낙인찍힌 강동원이 한 집에서 기묘한 동거를 한다는 흥미로운 설정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스테레오 타입으로 흘러간다.

박진감이 넘쳐야 할 카체이스 장면에선 리어카가 길을 가로 막곤 한다. 이러한 설정들이 이 영화가 지향하는 코믹이라면 그래도 애교로 봐 줄 수 있다.


송강호와 강동원은 둘 다 가족과 국가로부터 거세된 고독한 사나이를 표상한다. 그럼에도 영화는 감정선을 깊게 파고들어야 할 시퀀스에서 송강호의 진부한 코믹대사와 강동원의 어눌한 연기로 김을 빼고 만다. 역시 강동원은 아직까지는 <전우치>에서와 같이 좀 가벼운 역할이 어울리는 배우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역시 송강호라고 한다. 얼굴 표정 자체가 연기라는 탄성이 쏟아진다. 사실 이러한 말들은 연기자에 대한 모독이나 다름없다. 얼굴 자체가 연기라는 말은 얼굴로 먹고 사는 딴따라의 동의어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이 영화에 대한 대다수 평은 '재미있다'이다. 그 말은 맞다. 그냥 재미 있을 뿐이다. 그것도 아주 가벼운 재미이다. 송강호란 배우를 쓰고 나면 영화는 그냥 재미 있어 질 뿐이다. 아마 이것은 감독의 딜레마일 것이다.

흥행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영화, 그 자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배우 송강호도 <밀양>이나 <박쥐>에서처럼 작품성을 시도한 적도 있었다. 그런 영화들에서는 유감스럽게도 송강호의 얼굴 자체가 연기란 말은 없었다.

바로 이러한 지점이 배우 송강호가 극복해야할 연기의 티핑 포인트이다. 관객들에게 가벼운 재미를 안겨주는데에만 집착하다 보면 대연기자의 길은 갈수록 요원해 질 것이다.

배우 송강호는 과도하게 낀 거품을 스스로 걷어내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 언제까지나 관객들의 냄비같은 갈채에 취해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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