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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와 MB, 정상회담 발언내용 누가 왜 왜곡했나


[일상] 2010/01/31 00:43 Posted by 오르™
정치판은 참 묘한 곳이다. 정치판에만 들어가면 좀 괜찮아 보이던 사람들도 여지없이 본색을 들어내며 개뿔로 나오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MB 정상회담 발언 축소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김은혜 청와대 제2 대변인이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오후 스위스 다보스에서 이뤄진 영국 BBC와 회견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그런데 우리의 공영방송이라고 자처하는 KBS의 MB 육성보도로 청와대의 꼼수가 그만 들틍나고 말았다.

이 대통령은 2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이뤄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양측간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사전에 만나는 데 대한 조건이 없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조만간이라고 단정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 연내에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 MB의 BBC 인터뷰 내용

그러나 김은혜 대변인은 보도자료를 다음과 같이 만들어 배포해 버렸다. 
"양측 간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와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될 상황이 되면 연내라도 안 만날 이유가 없다"
- 김은혜가 배포한 보도자료

MB의 인터뷰 내용으로 보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더욱이 조건없이 연내에 만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김은혜 대변인은 조건없이라는 말도 삭제하고 저쪽에서 만나겠다고 하면 연내라도 안 만날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말을 바꾸어 버렸다.

이를 두고 언론과 야당에서는 "깜짝쇼 극대화하려 톤을 완화한 것 아니냐" 혹은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 "국민을 바보로 아는 처사"라는 논평을 내고 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사진 ⓒ 권우성)

논란의 당사자인 김은혜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상당히 피곤한 상태에서 BBC와 인터뷰"했기 때문에 진의와 다른 발언을 바로잡기 위해 “이후 이 대통령에게 발언 진의를 확인해 보도자료를 만들었다”다고 발언변조를 인정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렇다면 이런 일들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날 이 대통령이 BBC와 인터뷰하는 현장에는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들어가지 못했다. 국내언론들의 찬밥 신세가 안타깝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그래서 청와대는 출입기자들이 자신들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의존해 첫 보도를 할 수밖에 없다는 사정을 이용한 것처럼 보인다.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대해 조건없이, 연내에 만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정권 출범 이후 처음이고, 대통령의 발언내용이 왜곡되기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상황을 더 확인해봐야 알겠지만, 과연 김은혜 대변인이 독단으로 발언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인지도 의구심이 든다.

대통령이 외신과 인터뷰를 할 때의 발언내용은 청와대 내 외교안보라인, 통일, 홍보수석실 등 관련 책임자들이 조율하는 것이 관례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왕적 스타일답게 이 대통령은 외교라인 핵임자들과 사전 조율없이 인터뷰에 응했다는 이야기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아니면, 서방언론에는 진보적 이미지로 비추어지고 싶고, 국내에는 철통같은 보수로 남아있고 싶었던 것일까.

사정이야 어찌되었던 이번 일로 김은혜 대변인은 정치의 흙탕물을 제대로 튀겼다. 서울 태생으로 MBC 정치부와 사회부, 경제부 기자를 거쳐 9시 뉴스데스크 앵커를 하며 지난 2000년부터 2년 연속 `대학생들이 닮고 싶은 여성'에 선정까지 되지 않았던가.

청와대에 입성하고 나서 논란 많았던 빌딩 덕분에 91억 재산으로 비서관 중 1위를 차지를 할 때도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김은혜 대변인의 이미지는 무릎팍 도사에 들락 거리면서 별볼일 없는 정치인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자신의 책『나는 감동을 주는 기자이고 싶다』의 제명처럼 감동한번 제대로 팍팍 주는 기자가 되었으니 소원을 풀은 셈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공영방송 KBS와 청와대가 그만 엇박자를 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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