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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정치경제학의 안내서


[독후 칼럼 혹은 서평/경제학 파노라마] 2009/12/23 16:43 Posted by 오르™
인간의 삶은 추상적인 일반 이론으로 환원하기에는 너무나 복잡다단한 다층적인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그 인간을 탐구하는 경제학은 불가능한 학문이라고 단정하곤 했다.

폴 크루그먼이 밝혔듯이 경제학자들은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단히 많이 알고 있지만 경제성장의 마법이 사라졌을 때 치유하는 법을 모른다.

저자는 경제학의 일반이론을 탐구하기보다, 경제학이 걸어온 철학적 토대와 현실에 뒤얽힌 현상들을 구체적으로 파고드는 방법을 택한다. 2002년도에 출판된 책이지만 우리가 매일 부딪히는 현실을 통해 경제학적 사고방식을 키우는 데는 여전히 유효하다.

경제학적 지식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함으로써 현대경제학의 흐름과 현상들을 경제학적 시각에서 조망해 보고 싶다면 그에 걸맞은 정신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를 징검다리 삼아 정치와 교육, 매매춘과 포르노, 의료보험과 조세정의, 그리고 부정부패에 이르기까지 현상의 이면을 들추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투표행위를 경제행위로 치환해서 보면 유권자의 의미도 새롭게 다가온다.

경제학의 세계에서 정부는 공공재(public goods)를 공급하는 경제주체이다. 정부는 일정 기간 동안 수많은 종류의 공공재를 공급하는 권한과 책임을 일괄해서 떠맡는다.

공공재 수요자인 국민은 정당과 후보자들에 대해 선택권을 행사함으로써 공급자를 결정한다. 공공재의 공급을 책임질 정부를 선출하는 유권자의 선택은 정치 행위인 동시에 경제 행위가 된다.

시장경제의 가장 중요한 원칙 가운데 하나는 자기가 한 선택의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자기책임의 원리’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려는 개인이나 기업, 정부 등을 구별할 줄 아는 안목을 가질 수 있다면 행운이다.

말도 잘하고 저술도 잘했으나, 그가 정치할 때는 왜 그렇게 시정 모리배같이 굴었는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것을 보면 배움이 약해서 정치를 잘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언제나 진리는 단순하고 실천은 힘이 든다. 거짓말하지 않고 묵묵히 약자의 편에 서서 일을 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역시 사람은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 정치를 하면 거짓말쟁이가 되고 철학은 개뿔이 되고 만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정치꾼들은 처음부터 사기꾼이었으나 정치하기 전에는 그 기질을 잠시 교묘하게 숨기고 정의로운 척하고 있었을 뿐이다. 백이면 백 본성이 배암같은 간악성에다가 하이에나 같은 사악한 무리가 바로 정치꾼들이다.

그러니 누군가 정치를 시작하였다고 하면, 드디어 가면을 벗어 던지고 숨겨둔 본성을 드러내는구나, 여지껏 위선속에 사느라 그 사람 고생이 참 많았겠구나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정치꾼들을 대상으로 밥벌이 하는 자 - 기자나 평론을 한답시고 글을 쓰는 사람들, 혹은 편가르기에 나선 단체나 떼거지들 - 들도 마찬가지다.


도서 : 유시민,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돌베개,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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