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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콤플렉스, 노빠중의 노빠였던 강준만의 참회록


[독후 칼럼 혹은 서평/블라블라 북] 2009/12/07 02:26 Posted by 오르™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강준만의 <아웃사이더 콤플렉스>는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혹독한 비판서적이다. 저자에 의해 '노무현 5년'이 종합평가된 이 책은 노대통령의 서거 1년전 쯤인 2008년 4월 28일 초판 발행되었다.

노무현 지지자들로부터 왜 '조중동'이나 한나랑당에게 비판의 화살을 날리지 않고 주구장창 노대통령 때리기에만 급급하냐는 지적에, 저자는 <노무현 살리기> 등 5권의 노무현 편들기 책을 펴냈으니 그에게는 책임과 함께 비판할 권리도 충분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노무현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를 비판할 권리가 없다는 말인가.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고 저자는 '노무현 5년'을 철저하게 해부하는 섬득함을 드러낸다. 승부사형 아웃사이더가 인터넷의 축복과 저주속에 권력을 잡아 도박사처럼 국정을 운영 하였으며, 재임기간 내내 자폐적 정실주의와 키덜트 리더십으로 소통의 죽음과 함께 끝임없는 적 만들기로 재앙을 맞이하였고 요약한다.

노빠 중의 노빠였던(이 말은 저자의 말이다) 저자의 노정권에 대한 실망감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나, 악랄해 보이는 인용들과 주장들은 인신공격적으로 비추어질 가능성이 많은 것 같다. 이 책에서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이 인신공격적인 막말을 지양하고 생산적인 비판과 토론을 하자고 제안하는 저자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든다.

노무현은 고등학교 졸업 무렵 담임 선생님과의 면담에서 "검사가 되겠다. 검사가 되어 경제인들과의 교제의 폭을 넓혀서 권력을 잡아 보겠다"고 말했다. 바로 이 욕망이 그의 전 인생을 지배해왔다. 
- 노대통령을 김영삼, 김대중 못지않은 대통령병에 걸린 사람으로 암시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선샤인뉴스>에 쓴 글들과 각종 언론에 기고했던 글들, 그리고 인터넷 답글 등을 모아서 엮은 것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증언이나 주장들도 빼놓지 않았다.

"200년 민주당 후보 경선 때 노무현 후보가 만나자고 해서 만났더니 자기를 도와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내가 '나도 경선에 나가야 할 입장인데 어쩌겠느냐' 해떠니 '내가 전라도 DJ밑에서 머슴살이를 했는데 또 더하란 말이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은 듣는 순간 인간적인 실망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어떻게 머슴살이란 말입니까! 거트로는 지역감정을 타파한다면서 속으로는 지역감정에 휩싸인 사람입니다."
- 한화갑의 증언이라고 인용한 내용인데, 정치판에 떠도는 악성루머인지, 진실인지는 불분명하다.

또한 저자는 참여정부의 중요한 몰락 원인으로 노대통령의 아파트 분양원가 불가방침으로 꼽았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열린 우리당의 총선 공약이자 총선 직후 여론조사에서 86.9%가 공개에 찬성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2004년 6월 9일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개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시장을 인정한다면 원가 공개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해 버렸다. 그 이후 노정권은 몰락의 길을 걸어 갔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한미 FTA에 대해서는 정태민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받아 들이며 소개하고 있다.  "YS하면 금융실명제와 하나회 척결, DJ하면 6.15 정상회담이 떠오르는데, 노 대통령에게는 이게 없다"며 "한미 FTA는 전형적인 한건주의며 임기 안에 무엇인가 업적을 남겨보려는 노 대통령의 조급증이 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우리는 철새 정치인을 자주 보기도 하고, 그에 못지 않게 자주 철새 지지자들을 만난다. 정치란 그렇게 무상한 것이다. 어린 아이도 아닌, 그것도 대학교수인 저자가 이제와서 노무현의 위장전술에 속았고 유시민에게 배반당했다는 주장을 거침없이 하는 것을 보면, 그렇게 생각이 없었나 하는 측은함마저 든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진보니 보수니, 수구꼴통이니, 민주개혁세력이니 하는 말장난으로  핏대를 올리는 부류들을 보면 더욱 연민을 느낀다. 

이 책에는 '좌절한 유권자'들이라는 용어가 자주 눈에 띈다. '좌절'은 '애정'을 가진 대상이 있을 때 생겨나는 법인데, 대한민국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혹은 정부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거대한 착각에서 그들은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이다.

미안하지만, 이제 진보니 보수니 하는 개뿔같은 이념의 시대는 지난 것이 아닐까. 그들은 유권자들을 진보와 보수로 손쉽게 재단하려든다. 그러나 진보와 보수의 기준으로 투표하는 유권자가 과연 몇명이나 될까.

그럼에도 그들이 끊임없이 이념논쟁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들이 정치형 인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노무현대통령과 노빠들을 아웃사이더 콤플렉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저자를 포함한, 저자가 말한 아웃사이더들은 단지 정치형 인간일 뿐이다. 

정치형 인간은 권력 지향적이고 그 과정에서 비현실적이고 소모적인 논쟁을 즐기는 인간들이다. 주위를 한번 살펴 보시라. 정치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람들도 정치형 인간이 대부분이다. 하긴 한국만큼 '정치' 유전인자가 강하게 작동하는 사회도 없을 것이다.

그들은 생산적인 활동보다는 파괴적인 활동을 즐기고 협업보다는 상대를 짓밟을 생각으로 가득차 있는 거세된 수컷들일 뿐이다. 그들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허구한 날 침 튀기며 구름을 잡을 뿐이다.

정치인들과 그들 주변의 세계는 언제나 이전투구다. 권력의 속성이 그렇기 때문이다. 저자도 정치의 담장을 기웃거리지 말고 학문연구에 전념하시기 바란다. 연예인을 하다, 교수를 하다 정치인으로 전업한 자들이 더욱 추하기 때문이다.


출처 : 강준만, <아웃사이더 콤플렉스>, 개마고원,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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