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경제성장을 저해하는지, 경제성장의 결과물인 생활수준의 향상은 한 국가의 도덕적 성격 형성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경제성장의 궁극적인 가치는 무엇인지를, 프리드먼은 방대한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진단한다.
이 책을 읽으면 박정희와 노무현 대통령이 어쩔 수 없이 떠오른다. 박정희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폭압적인 독재로 일관하였지만, 조국 근대화의 기수로 평가받는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은 도덕성을 앞세우며 민주주의를 신봉하였지만, 재임기간 동안의 전례없는 부동산 폭등과 빈부격차 심화로 진보진영의 비판조차도 면치 못했다.
저자는 민주적인 사회가 경제성장을 저해한다거나 담보한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비민주적인 정부와 경제성장과의 관계도 불명확하고 일관된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성장을 위하여 민주화를 유보할 수 밖에 없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만다.
벤저민 프리드먼은 역사적으로 볼 때, 경제성장은 대체로 관용(tolerance)적이고 포용적인 사회로 이끌어 가며, 경제 및 사회적 지위의 유동성(economic and social mobility)이 풍부한 사회로 이끈다고 봤다.
또한 경제성장은 공정성(fairness)과 민주주의(democracy)가 강화된 사회로 만들고, 기회의 개방(openness of opportunity)을 강화하는 동인으로서 경제성장의 가치에 주목했다.
또한 경제성장은 공정성(fairness)과 민주주의(democracy)가 강화된 사회로 만들고, 기회의 개방(openness of opportunity)을 강화하는 동인으로서 경제성장의 가치에 주목했다.
장기 경기침체는 경제성장과는 반대로 사회적 정서가 편협해져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용력을 잃게 되고, 이민자들에 대해서도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며, 거리 폭력이나 시위가 증가하여 불안한 사회상을 보인다고 한다. 이승만 정부의 전복, 박정희 정부의 경제성장을 역사적인 사례로 들었다. 이 책은 여러 차례 한국 사례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저자가 인용하고 제시한 전세계적인 경제성장에 대한 방대한 사례들을 읽다 보면 이런 생각도 든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독재정권 하에서도 기적과도 같이 경제성장을 일구어 내었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고서도 빈부간 격차 심화로 경제적 좌절감과 함께 깊은 반목의 세계로 빠져들고 말았다고 말이다.
저자는 국가 구성원인 시민들이 경제성장의 과실을 많이 향유할 수록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관대한 사회가 되어 경제성장과 선순환을 이루게 된다고 강하게 암시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정부의 공공정책임을 강조한다.
주로 경제활동에 과한 의사결정이 개인에게 전적으로 맡겨져 있는 미국과 같은 시장 시스템에서도, 기업과 개인은 정부의 활동이 조성하는 배경 안에서 그런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오로지 정부만이 외세의 공격에서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고, 경제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할 국내 법규와 인프라스트럭처 등을 제공할 수 있다.
반면, 범죄와 정부부패가 횡행하는 국가는 국민에게 '경제적' 좌절감을 안겨준다는 저자의 주장은 예사롭지가 않다. 그간 우리 사회가 겪어온 비극들은 어쩌면 '경제성장'이라는 화두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른다.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는 경제성장은 물론이고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사회가 될려면 요원한 것 같다.
<경제 성장의 미래>는 이 외에도 경제성장과 환경, 교육, 세계화, 자원분배, 빈곤 등과의 관계들을 세밀하게 고찰한다. 저자는 미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하고 있지만, 이는 한국 경제에도 좋은 지침이 될 것 같다. 아울러 국가정책과 지도자는 '어떠해야 된다'는 감도 잡힌다.
* 원문 자체의 문제인지, 번역상의 문제인지 잘 모르겠으나, 쉽게 읽히지 않는 문체상의 문제는 8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읽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 저자 벤저민 프리드먼은 하버드 대학의 정치경제학 교수이며 경제학과의 학과장을 지냈다. 그의 전작 <Day of Reckoning: The Consequences of American Economic Policy Under Reagan and After>는 경제학계의 뛰어난 저작에 수여하는 조지 S. 에클스 상(George S. Eccless Prize)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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