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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 통첩게임과 독재자 게임, 흥미로운 경제학의 게임들


[일상/청소년과 평생교육] 2009/11/22 01:37 Posted by 오르™
만약 내가 당신과 당신이 모르는 사람을 불러서 당신에게 백만원을 주며 두 사람이 나누어 가지라면, 당신은 얼마나 그에게 줄 것 같은가?  단, 그가 떼어 준 돈이 너무 작다고 거절하면 둘 다 한 푼도 받지 못한다. 물론 협상도 할 수 없고, 두번째 기회도 없다.

또한 입장이 바뀌어 똑같은 규칙에 따라 낯선 이가 당신과 함께 백만원을 나누어 가지는 상황이다. 당신은 그가 백만원에서 얼마를 떼어 주면 수락할 것 같은가? 잘 생각해야 한다. 거절하면 둘 다 꽝이니까 말이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말도 안되는 실험을 자주 한다. '최후통첩 게임(Ultimatum Game)'이라고 불리는 이 게임은 1982년 독일의 사회학자 베르너 귀스(Wermer Guth)가 고안했고, 지난 20년간 연구자들은 많은 국가에서 수천 명을 상대로 다양한 금액으로 이 게임을 실시하였다.

일반적으로 게임에서 돈을 나누어 제안하는 사람을 '제안자', 제안된 돈을 수락하거나 거절해야 하는 사람을 '응답자'라고 부른다. 실험결과, 제안자가 가장 흔히 하는 제안은 50퍼센트였고, 대부분의 제안자는 적어도 30퍼센트 이상을 제시했다고 한다. 응답자들은 소수만이 20퍼센트 미만의 액수를 수락했고, 보통은 30퍼센트 미만이면 거절했다. 

호주의 경제학자인 리사 카메론(Lisa Cameron)은 인도네시아인 자원자들은 대상으로 매우 큰 액수로 최후통첩게임을 실시하였다. 한 실험에서 제안자는 대략 3개월 수입에 상당하는 금액인 20만 루피아를 나누어 가지도록 요청받았다. 평균적인 제안은 42퍼센트였고, 25퍼센트 미만의 모든 제안과 30퍼센트 이상의 제안 중 일부가 거절되었다.

눈을 가리고 있는 정의의 여신 디케 상

이들은 '받을 돈'이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많은 액수인 경우에도 "됐소, 당신이나 가지쇼"라고 말했다고 한다. 엄청난 자존심이다! "가지려면 받고 아니면 말라."라는 식의 인색한 최후통첩에 대한 응답은 "됐소, 당신이나 가지시죠(You Can Keep It)"다.

이것을 <경제학이 숨겨온 6가지 거짓말>의 저자 피트 런은 'youcki 본능'이라 불렀다.

'최후통첩 게임(Ultimatum Game)'은 행동경제학이 주류 경제학(또는 전통경제학)을 반박하는 논거로 인용된다.

표준 경제학은 인간은 이기적이고 합리적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돈을 몇 푼을 주든지(0원 이상이면) 당연히 받을 것으로 예측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안자도 단 1원만 제안할 것이다.

그러나 실험결과는 달랐다. 다수의 사람들은 한푼도 받지 못하더라도 자존심을 구기지 않았으며 공정하지 않은 제안은 단호히 거절했다. 그러나 제안자들도 5:5로 나누는 것은 공정심의 발로라기 보다 상대방의 'youcki 본능'을 알고 빈손으로 끝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이기적인 욕구일 수도 있다.

그래서 제안자의 의도를 시험하기 위해 최후 통첩 게임은 '독재자 게임(Dictator Game)'으로 변형되었다. 이 게임에서 응답자는 제안자의 액수를 거절할 수 없다. 제안자는 최후통첩을 제안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요한다. 독재자 게임에서 평균적인 분배 양상은 최후통첩 게임보다 덜 평등하며, 어떤 사람들은 한 푼도 주지 않는다. 따라서 이기심이 작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안자들은 여전히 상당한 금액을 제안하고, 심지어 돈을 똑같이 나누어주는 사람들도 많다. 따라서 공정성도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사람들은 주류 경제학이 가정하는 인간보다 이기적이지 않고 공정한 구석이 많다.

여담으로 인터넷 카페에서 '최후통첩 게임(Ultimatum Game)'을 실험하는 것을 봤다. 그런데 그 카펫지기는 엉뚱하게도 상황설정을 길에서 돈을 주웠는데 응답자가 거절하면 파출소로 갖다 준다고 했다. 실험결과가 어떻게 나와겠는가? 대다수가 파출소로 갖다 준다고 응답하고 말았다.^^

피트 런에 따르면 'youcki 본능'은 보편적이고 힘도 강하다. 미국, 유럽, 아시아 할 것 없이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고립된 부족 사회든 차이가 없다. 심지어 인터넷에서 익명으로 게임을 실시해도 결과는 서로 비슷하다고 한다. 그렇다고 자녀들에게 이 실험을 하면 싸움 날 수도 있다.

아무튼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는 냉혹한 경제원리 혹은 경쟁논리만이 지배하는 것이 아닌, 건전하고 공정한 생각들이 다수라는 사실이 흐뭇하다.


참고도서 : 피트 런/전소영, <경제학이 숨겨온 6가지 거짓말>, 흐름출판, 2009. pp. 141 ~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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