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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다의 장나라와 주호성, 부정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일상] 2009/11/15 21:23 Posted by 오르™
장나라가 주연하고 그녀의 부친 주호성이 제작한 <하늘과 바다>의 조기 종영에 대한 주호성의 부정이 갈수록 도가 넘치고 있다.

제이앤디베르티스망픽쳐스의 대표로 있는 주호성씨는 14일 방송된 KBS '연예가 중계'와의 인터뷰에서 "교차상영을 하게 되면 '해운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와도 안된다. 교차 상영을 한다면 1천만 관객은커녕 100만 아니 10만 관객도 힘들다"고 주장했다고 하는데,

장나라의 부친, 주호성 대표

그의 논리대로라면, 어떤 영화든지 스크린에 많이 걸기만 하면 흥행영화가 될 수 있다는 투다. 이는 경제논리를 애써 무시하거나 경제관념이 아예 없는 무지의 소치인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미안한 말이지만, <해운대>는 조조와 심야시간 대에도 객석이 가득찬 경우가 많았다. 관객들은 영화가 재미있다면 시간을 가리지 않고 영화를 보려고 기를 쓴다. 제작자들은 그런 영화를 만들 생각을 해야 한다.

얼마 전에는 영화 <집행자>의 제작사 활동사진의 조선묵 대표와 주연배우 조재현은 "한국영화의 상영 시스템과 구조가 분명 잘못됐다"며 눈물로 읍소하는 광경을 보면 우리나라의 영화인들이 그동안 얼마나 안이하게 영화를 만들어 왔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들의 주장은 대체로 이렇다. 관객들은 그 영화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든지간에 자기네들의 영화는 정말 작품성이 있고 좋은 예술 영화다. 그러니 극장주들은 돈이 되든지 되지 않든지간에 상관말고 자기네 영화를 걸어라!

그러나 극장주들은 예술 예호가들이 아닌 장사꾼들이다. 그들은 영화의 작품성에는 관심이 없다. 주호성 대표나 조선목 대표, 배우 조재현은 교차 상영으로 울지만, 극장주들은 자기네 극장에 관객이 한 둘이 앉아 있는 썰렁한 영화관을 볼 때 눈물이 날 것이다.

만약 한 도시에 극장이 한 두개일 때는 영화상영에 대한 독과점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극장이 한 두개뿐인 도시는 거의 없다. 그리고 한 극장 안에서도 여러개의 영화를 상영한다. 극장주들이 사람이 많이 몰리는 영화를 프라임 타임대에 편성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워낭소리'는 소규모 스크린에서 개봉하고서도 기록적인 흥행에 성공했다. 극장주들은 어떤 영화들이 돈이 되는지 귀신같이 안다. 그리고 돈이 안되는 영화들도 귀신같이 알아낸다. 문제는 스크린 수가 아니라 영화의 흥행 경쟁력인 것이다.  흥행을 기준으로 하지 말고 좋은 영화를 기준으로 스크린을 편성하라는 말은, 극장주들에게 장사를 말아 먹어라는 소리와 똑같다.

잽행자의 주연배우 조재현

만약 주호성 대표나 조선목 대표, 배우 조재현이 극장주라도 돈이 되지 않는 영화를 계속 상영할 용기가 있는지 묻고 싶다. 관객이 들지 않더라도 버녀낼 갑부라면 물론 상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영화산업 역시 경제논리에 의해 수급이 결정되는 시장에 불과한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나는 <하늘과 바다>도, <집행자>도 보지 않아서 그 영화들이 작품성이 뛰어난 예술영화인지 어떤지 잘 모른다. 그들이 정말로 예술영화를 관객들에게 보여줄 심산이라면 애궂은 극장주들에게 손해를 보라고 떼를 쓸 것이 아니라, 장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순수한 예술영화 전용관을 확보할 일이다.

그런 점에서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는 <하늘과 바다>의 배우 유아인의 말을 깊이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우리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다. 그 실패를 통해 극장의 교차상영에 대한 문제를 언급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온 상영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지만 그에 앞서 관객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와 작품 그 자체에 대한 냉정한 자기 반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호성 대표는  <하늘과 바다> 개봉 2주째에 교차상영에 항의한다며 프린트를 회수했다. 그러나 시장논리상 그 영화는 회수하지 않았더라도 조기 종영될 영화였던 것으로 보인다.

주호성 대표의 부정은 영화를 만드는 단계부터 지나쳤던 것으로 보인다. 역시 유아인의 말을 빌리면, 하늘과 바다가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잘 알 수 있다.
"현장에서는 분명 감독님과 PD님이 계심에도 본인이 직접 메가폰을 드는 일이 많으셨고, 수백명의 보조출연자와 막대한 장비가 동원된 영화중 엔딩이 되는 콘서트 신에서는 그 도가 지나쳐 감독님께서 제게 양해를 구하고 촬영을 지속했을 정도다. 그러한 주호성님의 월권은 영화 후반작업과 편집에까지 이어진 걸로 알고 있다."

                                                
<하늘과 바다>는 개봉되지도 않은 영화를 대종상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까지 시켰지만 결국 조기종영되고 말았다. <하늘과 바다>는 애덤 스미스가 말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잘 보여주는 사례의 하나다.


* 교차상영은 '퐁당퐁당'이라는 은어로도 불리는데, 개봉관에서 관객이 많이 드는 시간과 관객이 별로 없는 조조, 심야 시간대로 2편 이상의 영화를 나눠 편성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 만약 해운대만큼 스크린을 확보해주었더라면 <하늘과 바다>는 십만이라도 돌파했을까. 스크린 확보는 극장주가 하는 것이 아닌, 관객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그들은 왜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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