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어도 준치라고 미 대통령의 '한 마디'는 전세계 시장에 통했다. 21일 뉴욕 증시는 급락해,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01%(213.27포인트) 하락한 10389.88을,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89%, 1.12% 하락했다.
저항세력주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는 각각 4.12%, 6.59% 떨어졌다. 일본 니케이지수는 2.56% 하락, 대만 가권지수도 2.47% 하락하며 오바마의 손을 들어줬다. 코스피도 2.19% 하락한 1684.35로 보답하며 꼬리를 내렸다.
오바마의 미국 대형은행 규제안의 요점은 ‘프랍 트레이딩(proprietary trading)’이라고 부르는 자기자본투자 영업을 규제하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외부에서 돈을 빌리거나 자기 자본을 활용해 채권과 주식, 파생상품에 투자를 해온 대형은행들의 든든한 밥줄 하나가 끊기는 셈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목되온 프랍 트레이딩은 큰 위험이 따르지만 경우에 따라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수단으로 규제안이 설마 통과 될리는 없겠지만 만에 하나 그렇게 되면 세계 금융은 그야말로 유동성 고갈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월가에 대한 오바마의 선전포고를 접하면서 떠오르는 한 권의 책이 있다. 바로 에드워드 챈슬러의 <금융투기의 역사>(2001)이다. 좀 학자연 한다는 국내 투자관련서에서 인용도가 높은 책이다. 군중심리에 대한 탁월한 고전, 찰스 맥케이의 <대중의 미망과 광기 Extraordinary Popular Delusion and Madness of Crowds>(1841)의 고쳐쓰기이다.
<금융 투기의 역사>는 17세기 네덜란드 튤립투기에서 20세기 인터넷 버블까지 자본주의가 탄생한 이후 한 무리의 인간들이 일확천금을 뒤쫒았던 이야기들을 세세하게 기록했다.
만약 당신이 조금이라도 투자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 보는 것이 신상에 좋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투기에 관련된 거의 모든 역사와 인간 군상들을 다루고 있다. 역사를 안다고 해서 현명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투기의 역사가 반복적으로 되풀이 된다는 놀라운 사실을 이 책은 일깨워 준다. 인간본성에는 엄청난 어리석음이 내재되어 있는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같은 덫에 천번 이상 걸려들겠는가? 인간은 과거 불행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불행을 초래하는 일을 또 하려고 한다고 한탄한 카토(Cato)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워렌 버핏의 스승 벤저민 그레임도 "투기적 광기의 으뜸가는 특징은 멀리 있는 것이든 바로 눈앞에 있는 것이든 그 모든 역사적 교훈으로부터 완벽하게 단절되어 있다는 데 있다"1고 강조하지 않았든가.
그럼에도 우리는 배움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데이비드 흄이 말한대로 탐욕과 수익에 대한 욕망은 보편적인 인간 성향이다. 이는 시간과 공간을 떠나 모든 사람들 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 본성이 변하지 않는한 금융투기의 역사는 되풀이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자유주의자들이 득세를 하고 나면 언제나 투기적 광기가 한 시대를 흽쓸고 지나간다. 그 뒤에는 반드시 정부의 시장개입을 정당화하는 시대적 분위기가 싹튼다. 이번 오마바의 포효도 아마 그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일 게다.
다음은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었던 구절을 메모해 둔 것이다. 킨들버거에 따르면 과부와 고아라는 표현은 기원전 3,000년 전 메소포타미아에서도 쓰였다고 하니 조심 또 조심할 일이다.
룰렛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아주 멍청하고 단순해야 하며, 어떤 순간에도 흥분하지 않고 자신을 통제해야 한다.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대포소리가 들릴 때 사서 승리의 나팔이 울릴 때 팔아라! - 프랑스 속담
인생은 투기이고, 투기는 인간과 함께 탄생했다. - 상인 케네(R. Kene)
과학과 기술은 크게 진보했지만, 금융은 반복된다. - 제임스 그랜트
나는 천체의 무게를 측정할 수는 있어도 미친 사람들의 마음은 알 수 없다. - 아이작 뉴턴
런던에서 온 사람들에게 '그 곳 사람들이 믿는 종교가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그들은 '사우스 시 주식이'라고 말했다. - 조너던 스위프트
대포소리가 들릴 때 사서 승리의 나팔이 울릴 때 팔아라! - 프랑스 속담
인생은 투기이고, 투기는 인간과 함께 탄생했다. - 상인 케네(R. Kene)
과학과 기술은 크게 진보했지만, 금융은 반복된다. - 제임스 그랜트
나는 천체의 무게를 측정할 수는 있어도 미친 사람들의 마음은 알 수 없다. - 아이작 뉴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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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 한 뿌리와 평생 연봉을 맞바꾼 사람들, 튤립 투기 광풍
-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 데이비드 도드(David L. Dodd), "증권분석 SECURITY ANALYSIS", 1951 EDITION(3RD EDITION), 리딩리더(박길수 역), 2008년. p. 554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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