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 윌리엄 번스타인의 이력은 독특한데,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다가 의과대학원을 졸업하고 신경과 전문의로 일했다. 그리고 투자전문가로 활동하기 시작하여 투자자문회사인 이피션트 프론티어 어드바이저스(Efficient Frontier Advisors)의 대표로 있다.
이 책은 방대한 통계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 저널리스트를 파이낸셜 포르노그래피1라고 성토하며, 펀드매니저, 에널리스트, 시장전략가, 시장 소식지, 증권 브로커들과 단절하라고 외친다.
저자는 주식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고 떠벌이는 사람이나, 시장의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파이낸셜 포르노그래피들은 당신의 자산을 갉아먹는 가장 심각한 적들이라고 주장한다.
증권업계는 우리의 적이고, 뮤추얼펀드도 우리 편이 아니고, 금융 저널리즘도 파이낸셜 포르노그래피에 불과하다면, 개인 투자자들이 취한 투자전략은 무엇인가?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치 투자제안서를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저자가 사용한 모든 통계자료와 금융역사들은 인덱스펀드가 투자결론이라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뮤추얼펀드 수익률에 관한 수십 건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그 결론은 한결같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낙관적인 게 이런 식이다. 만약 전년도에 상위 10% 안에 든 펀드에 투자한다면 저비용의 인데스펀드가 올린 수익률과 비슷할 것이다. 인덱스펀드를 앞서지 못하는다는 말이다.
- <투자의 네 기둥> p.133.
- <투자의 네 기둥> p.133.
그리고 이 초점에 맞추기 위하여 저자는 투자이론을 전개한다. 저자에 따르면 프로와 아마투어 투자자를 구분하는 척도라고 할 수 있는 피셔의 "배당할인모형(DDM, discounted dividend model)"을 활용한다.
여기서 "할인율(DR, discounted rate)"은 투자자가 어떤 자산을 소유하는 데 따르는 리스크의 보상으로 요구하는 수익률로, 일반적으로 좋은 주식보다는 나쁜 주식에, 선진국보다는 이머징마켓에 높은 할인율이 적용된다.
시장가치 = 첫 해 배당금/(DR-배당금 성장률)
계산예) 첫 해 배당금이 140달러, DR이 8%, 순이익 성장률이 5%이면,
시장가치는 140달러/(0.08-0.05) = 140달러/0.03 = 4,667달러가 된다.
계산예) 첫 해 배당금이 140달러, DR이 8%, 순이익 성장률이 5%이면,
시장가치는 140달러/(0.08-0.05) = 140달러/0.03 = 4,667달러가 된다.
DDM의 순서를 바꾼 것이 시장의 기대 수익률을 산출하는데, 활용하는 "고든의 등식(Gordon Equation)으로 다음과 같다.
DR(시장 수익률) = 배당수익률 + 배당금 성장률
저자는 피셔와 고든의 방정식을 금융시장의 물리학 법칙으로 한껏 치켜 세운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듯이, 이 등식은 장기적으로 유용할 뿐 하루 혹은 한 해의 수익률을 예측하는데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고, 기간이 아주 길다 해도 완벽하지는 못하다고 인정한다.
그것은 아마도 투자기간의 지평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즉 기간을 아주 길게 잡으면 수익률은 필연적으로 "평균 회귀(mean reverting)"의 법칙을 따르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모든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총합하고 평균을 내어 보면, 장기적으로 평균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저자는 될 수 있으면, 자산을 배분하고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시장 전체에 투자하자는 우스운 말이 된다(인데스펀드는 시장수익률을 따라가게 설계되어 있다) 저자는 시장이 언제 또 붕괴할 지 모르니, 전세계의 자산에 골고루 다 투자하자는 것이다!
만약 여유돈 100억이 있다면, 저자의 주장대로 투자상품을 다양화하고 국제적으로도 분산투자하는 포토폴리오를 운용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개들에겐 저자의 주장은 배부른 돼지의 트림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정치인으로 둔갑한 교수나 판검사들은 신뢰가 영 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의사가 금융전문가로 자처하는 사람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
세상은 그런 것 같다. 한 분야에서도 성공하기 어려운 마당에 전공 외의 분야를 주제넘게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뭔 진정성이 있겠는가.
의사라고 믿고 저자에게 치료를 받았던 사람들을 생각해보라. 머리에 돈 벌 궁리만 하고 있었던 의사에게 치료를 받았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또한 정치인으로 둔갑한 교수에게 가르침을 받았던 학생들을 생각해 보라! 제발 이런 사람들이 출판까지는 안했으면 좋겠다.
그래도 저자는 조금 낫다. 의사를 접고 활동을 하니 말이다. 이런 류의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은 대체로 두가지다. 투자업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고, 당신은 결코 수익률을 올릴 수 없다고 위협하기다. 그렇다고 그런 사람들이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대책없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저자가 인용한 다음의 데이터에 역으로 희망을 가질 수 밖에 없다. 4.3%의 주식을 선택해야만 10년간 연평균 30%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2,615개의 주식 가운데 113개(4.3%) 지난 10년간 연평균 30%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 물론 2,615개 주식 가운데 496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파산한 기업들의 주식은 이 테이터베이스에 빠져 있다. 또 885개 주식만이(33.8%) S&P 500 지수 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출저 : 윌리엄 번스타인, 박정태 역, <투자의 네 기둥 : The four Pillars of Investing>, 굿모닝북스, 2009. 7. 15.
- "뉴스위크"지의 개인금융 칼럼니스트인 제인 브라이언트 퀸은, 사람을 현혹시키기는 하지만, 다시 돈 주고 살만한 가치는 전혀 없다는 이유에서 금융 저널리즘을 '파이낸셜 포르노그래피'라고 불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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